이순자 글

봄이 오는 소리

문똥이 2016. 11. 4. 21:08





봄이 오는 소리

                -   이순자 -

 

얼마 전 아는 지인한테 받은 "봄이 오는 소리" 짧은 영상을 오늘 또 보고 들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며 잔잔한 기쁨이 차올라 봄에 대한 단상을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지금 고국 한국에선 봄기운이 완연하여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입춘을 지나 꽃 몽우리가 멍울멍울 맺히며, 새들이 지저귀는 우수 경칩을 지나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

이곳 캘리포니아는 엘리뇨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으로 봄을 만끽할 틈도 없이 더위가 일찍 와버려 아쉬웠는데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속에 흐르는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니 잠시나마 행복했습니다.


여고시절에 자주 듣고 즐겨 부르던 토첼리의 "사랑의 세레나데" 바이올린 연주와 감미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진 사랑스럽고도 앙증맞은 모습의 새들, 벌, 예쁜 꽃들이 나오는 봄의 향연 영상을 보고 있노라니 행복해지며 마음이 촉촉이 적셔 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곳 남가주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봄을 알리던 개나리가 눈에 선하고 언젠가 어린 시절 살던 집 뒷동산에 올라가 보았던 진달래꽃, 꼬부랑이 할미꽃, 버들강아지,

우리 집 처마 끝에 둥지를 틀고 지지 배배 노래 부르던 봄의 전령 제비가족,

정원 뜰 나무 가지에 사뿐히 내려앉았던 어여쁜 모습의 이름 모를 새들, 등등.

이 모든 것들이 그리움으로 닥아 옵니다.


그 후 커서는 멀리 인왕산을 마주 바라보던 집으로 이사와

 봄이 되면 화사 하게 피는 앵두꽃, 튜울립, 패랭이꽃....

아직도 오빠 집에 있는 화강암을 쪼아서 만든 말구유 모양의 작은 연못 (?) 에서 한가롭게 노닐던 금붕어들.

학교 오가는 길인 넓고 짧은 길을 피하여 일부러 먼 길을 돌아 논두렁을 지나는 길에서 듣던 개골개골 시끄럽게 울어대던 개구리 소리,

실개천을 쭉 따라 가다보면 웅덩이에서 헤엄쳐 놀던 올챙이들, 등등.

즐거웠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어린 시절의 상념 속으로 잠시나마 빠져 들었습니다.

다양한 소리와 모양과 아름다운 색깔로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고국의 봄 동산은

정말로 아름다웠었지요.

창조주 하나님의 놀랍고도 경이로운 솜씨로 빚은 각양각색의 창조물 중 꽃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세상이 삭막하고 단조롭고 또 각종소리가 없었다면 얼마나 적막했을까요.

다시 한 번 창조주 하나님의 우리에게 향하신 따뜻한 사랑과 배려와 보살핌을 느끼게 하고 감사함을 갖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주님의 은총 속에 항상 머무르기를 축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