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 이순자 -
여러 날 비가 오고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 계속되어 이제는 날씨가 화창하려나 했더니
오늘도 비가 많이 오네요.
그간 LA가 가뭄으로 비를 목말라했는데 축복의 단비가 메마른 LA땅을 적시고 있습니다.
어제는 날 잡아 벼르고 별러 옷장 정리도 하고 가구도 옮기며
집안 곳곳을 정리 하느라 위층 아래층으로 수차례 왔다 갔다 했더니
좀 무리가 됐는지
오늘은 아침부터 몸이 무겁고 찌뿌둥하여 꼼짝하기가 싫습니다.
비가 올것 같으면 기압이 내려가 몸이 부우면서 몸의 혈액순환이 잘 안된다고 하지요 아마?
요즘엔 비가 자주 오는 편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젊었을 때는 비 오는 날이면
비닐우산을 쓰고 우산 위로 떨어지는 또르르 물방울 소리를 듣고 걷는 것을 좋아 했었고,
자동차지붕 위에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차안에 있는 나는 어떤 보호를 받고 있음(?)과 함께 아늑한 느낌이 들어 좋아했었지요.
살아오는 동안 우리들은 끈임 없이 많은 소리를 듣지요.
한 여름 맴맴 울어대는 매미소리에는 짜증도 내보지만
까르르 웃는 아이들 맑은 웃음소리,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소리,
옹달샘에 돌을 던졌을 때 나는 퐁당 소리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교향악곡까지
여러 가지 종류의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듣고 살고 있는데,
자연이 만든 소리는 언제나 듣기 좋고
모든 소리가운데 우리의 영혼을 평온하고 힐링 하게 하는 어떤 힘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열어 논 창밖을 통하여 들리는 베란다 지붕 처마 밑에서 떨어지는 낙수 물 소리가
유난히 아름답게 들리네요.
지붕에 내린 빗물이 비닐로 엮여진 벤취 아래로 리드미컬하게 떨어지는
강, 약의 낙수 물 소리가 똑, 똑, 똑
마치 아가씨가 하이힐을 신고 똑 똑 걷는 소리를 연상케 하고 ,
홈통을 통하여 우렁차게 좌르르 내려오는 소리는
여러 군데에 있는 어떤 물체와 부딪쳐 떨어지는 소리처럼 다양하여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느껴집니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듣고 있노라면, 마음의 소리(?)까지 합하여
낙수 물 소리가 마치 아름다운 한곡의 교향곡을 듣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평온해지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막혔던 것이 뚫리는 듯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이런 자연 환경을 만들어주시고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 하면서.....
2017년 1월 12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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