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첫 정
문똥이
2025. 5. 1. 21:54
정이 많은 당신은
참 불쌍하오
첫 정을 그리다
다른 이의 마음은
살필 줄도 모르니
첫 정이라는 게
그렇게
간직할 건 못됩니다
느끼지 못하는
아무 쓸모 없는 마음이니
그러다 깊은 정이 들면
미운 마음
억지 웃음
그 사이에 남은 것이
정이라면
당신과 나 사이
말없이 지나간 날들
그 속에 고인 것도
정이겠지요
발을 안 치고도
문을 닫고도
불편하지 않은 사이
그게
깊은 정이라면,
이젠,
우리는
참 오래된 사이입니다
첫 정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는
나만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