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가만히 슬픔

문똥이 2025. 6. 25. 10:35

슬픔은
이유 없이 오기도 하고
오래 눌러앉기도 하지요.

꽃이 피어도
그저 스쳐갈 뿐이고
새가 울어도
그 소리가 멀기만 합니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조차
멀리 떠나버렸습니다.

그럴 땐,
그저 가만히 있어도 괜찮습니다.
슬픔이
슬픔 그대로 앉아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