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깊은 곳의 나의 당신
아무리 나에게서 도망치려 해도
너무 깊어 빠져나오려면
다시 미끄러져 쭈르륵이오
깊은 우물이오
얼마나 단단한 그물이오
나는 그래 안심이오
크게 신경 안 써도
그냥 놔두기만 해도
이만한 곳은 없을터
이러면서도
빠져나갈까 봐
노심초사라니
아예 문을
뚜껑 탁.
2926. 3.22.10:50
도깨비 뿔
도깨비 뿔 달린 전복
나 잡아 잡순 아저씨는
눈 깜짝 안 하겠지만
아줌마라면 몰라
뿔 이라니
전복도 자신 지키려고
뿔 두 개 매달고
아저씨의 손아귀 힘에 눌려
아저씨의 입속에 쏙
아이고 벌써 잡혀 왔으니
어쩔 거
아저씨의 몸보신 해줄 일
내 의무로 세.
2026. 3.22. 12:35
뿔 달린 껍질
붙어 있던 자리에서
떼어지는 순간에도
나는 끝까지
붙어 있는 모양을 버리지 못했소
두 개의 뿔은
싸우려던 것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으려던 기억이었고
이미 손 안에 들어왔으니
이제야 말하오
나는 도망친 적 없고
다만
놓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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