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시인등단의 변

문똥이 2008. 8. 15. 15:44
 
 - 시인등단의 변 -
나는 글쓰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수월하게 글을 쓰는 것을 나는 무슨 글을 써야 할지 
첫 글자부터 막막해 글쓰기와는 담 쌓고 지냈다.
그랬는데 ....

                   덕수궁에서, 1982년
 

8년 전 둘째아들 사업체인 회사이름 "Streetzine" 열자. 
동생 집 버스 타고 오갈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로 
10행시를 여러 편 써 읽어 주었다. 
쉬운 영어 단어로 뜻만 따서 글을 엮었는데 
나는  내가 스스로 신통하고 대견 했었다.
그동안 시 같은 것 써 본적 없는 나 였으니까 말이다. 
해서  머리 굴림 쏠쏠 하답네 하면서...
그 당시 버스 타기는 나의 즐거움 중 하나 였다. 
그리고는 접었다.

미국 Longwood garden에서, 1990년

그런데 문학잡지가 날라 왔다. 
언제 공부 하면서 시를 썼는지 2006년
친한 친구가 시인으로 등단했던 것이다. 
작품을 읽고 그 자리에서  
나도 어디 써 봐 하면서 “행복(시인등단 첫 번째로 실린 시), 손자”를 썼다.
그리고는 잊어 버렸다. 
왜냐 하면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고
늘 나는 글을 못 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오카 크르즈여행 때, 1998년

작년 인터넷에서 아름다운 글 만드는 법 배워 친구의 시를 꾸며 보았다. 
그림 넣고, 음악 넣고,  블로그를 만들어 혼자 즐겼다.
하다보니 블로그를 채우기 위해 뭔가 써서 올려야 될 것 같았다.
블로그에 올릴 때는 시인 등단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남편이 시를 5, 6편 보내라고 전화 왔을 때 정말 화를 냈었다.
내가 문학하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등단이냐고
그것은 그냥 쓴 것 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쓴 것 이라고 한 것은 건방지거나 겸손해서가 아니라 
생활속의 이야기라 부끄럽게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우리집 정원에서, 2003년

어찌하건 시인 이라는 칭호을 얻게 되었다. 
잘 써야 된 다는 마음은 아예 접어 버리고 그냥 쓰기로 했다.
내 그릇 만큼만.....
2008. 8. 15 
사진 올린들 사진 보고 지금 알아 볼 사람 없을 테고.. 참 뻔뻔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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