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당신을

문똥이 2025. 4. 5. 14:28

나의 친한 친구라고
마음대로 정해 놓고
마음대로 떠나 보낸후
울컥 하는 이 마음

슬픔이 마음을 잠식하여
눈물이 차오르고
이건  순전이 만든 내 감정
이리라도 해
당신을 떠나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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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 풀어지는 마음, 피어나는 꽃 –


---

치커리

거실 창가에 상추, 쑥갓,
치커리 화분 올려놓고
한 잎씩 뜯어 아침상에

치커리 꽃이 궁금해
자라는 대로 놔뒀더니 삐죽
꽃눈은 꼭대기에 생기는 줄

헌데 마디마디 마다
보라색 작은 꽃이
앙증맞게 피어나

내 치커리 작은 꽃
강아지한테 하듯
귀여워라

참 예쁘다.


---

날개,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칭찬 한 줄에 날개가 돋아나고
칭찬 한 마디에 날개 펴
스스로 하늘로 올라 가려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했던가
곤두박질 치기 전
스스로 내려옴이

날개 달린 것
참 욕심도 한 없어라.


---

무제

슬픔이 마음을 잠식하여
눈물이 차오르고
이건 순전히 만든 내 감정
이리라도 해
당신을 떠나 보냅니다.

붙잡지 않겠습니다
기억은 애써 접어둘 테니
내게 남은 건
지나간 계절의 바람뿐이네요

이제는
당신 없는 풍경에도 익숙해지려 합니다
햇살이 들면
그냥 창을 열고
바람 한 줌 맞으며 앉아 있겠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풀어지는 이 마음 그대로
멋있게
당신을 잊겠습니다.
2025.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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