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메뚜기

문똥이 2007. 10. 14. 15:16

메뚜기

 

벼 베기가 한참인 이때

남편은

메뚜기 잡느라고 바쁘다

망태기에 몇 십 마리 잡아넣고는

손자에게 보여준다고 의기양양

 

망태기를 빠져 나온

메뚜기가 펄쩍 뛸 때마다

나도 펄쩍

손자도 펄쩍

 

기겁을 하는 내 앞에서

냄비에 소금 조금

참기름 몇 방울

뚜껑 탁 덥고

다글다글

 

혼자 맛있다고 냠냠

내일 친구에게 좀 준다더니

어느새 홀딱

소년시절 메뚜기 볶아먹던 기억이

새삼스런가 보다

오늘 아침 전화

아침에 메뚜기 잡아

볶아 먹었지 20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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