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글

가을 편지

문똥이 2016. 11. 4. 21:10

<가을편지>

            -이순자-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의 문턱에 서있는 이즈음에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영상을 보며

몇 자 적어봅니다.

 이 노래가사가 담긴 영상을 보니 무더위에 지쳤던 우리네 삶에 한 여름 낮의 소나기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가을은 정말 참 예쁘고 청아하고 경쾌하게 부르는 노래 가사처럼 좋은 친구입니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파아란 하늘아래, 상쾌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그림 속으로 내가 들어가 꽃길을, 호숫가를, 오솔길을 따라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따뜻한 추억이 깃든 고향 같은 그리움을 불러오는 수채화들인 것 같습니다.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거리는 코스모스, 키다리 해바라기,

고추잠자리가 님을찾는 듯 두 팔 벌리며 빙빙 도는 모습이 생각나며,

길가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을 때 바스락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을을 만끽하면서 걸었던 덕수궁 돌담길,

사랑하는 젊은 연인들의 정겨운 모습,

책갈피에 넣어 두었다가 가끔 꺼내보던 노오란 색깔의 은행잎,

초등학교 일학년 국어책 글 중에서 아이가 넘어져 무릎에 단풍이 붙은 것을 피가 난줄 알고

착각해 울어버린 동심속의 단풍잎,

황금물결의 노란 들판이 따뜻한 햇살 속에 가을이 익어갔습니다.

이 모두가 어우러져 가을이 되면 온천지가 물감을 뿌려놓은 듯 강산이 곱게 오색으로 채색이 되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었었지요.

 

옛날엔 오일 페인팅을 좋아했었는데 언제 인가 부터 heavy 하지 않은 느낌의 수채화가 더욱 좋아 집니다.

뭐랄까요? 두껍게 덧칠하지 않은 맑고 깨끗하고 순수해 보이는 느낌?

악기는 바이올린보다 중후한 느낌의 첼로가 더 좋아지는데 희노애락의 인생 경험을 한 나이듬의 변화에서 오는 느낌일까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인생의 갈피 사이를 지나가며, 우리 인생이 이렇게 형형색색의 예쁜 색깔로 나타나며

또 향기가 퍼져 나온다면 이 세상이 삭막하지 않고 얼마나 아름다울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 아름다운 만물을 우리를 위해 친구 되게 지어주시고, 만물의 주인이 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한없이 낮아 지셔서 우리에게 "너는 내 친구다"라고 하셨던 예수님께 감사 감사를 드립니다.

 

인생의 가을에 서 있는 우리, 결실의 계절 가을처럼 풍성하고 좋은 열매 맺으소서.

2016.10.13



'Addio Del Passato' from Opera La Traviata Act III





'이순자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아가라폭포  (0) 2016.11.04
백세 현자 김형석 교수님  (0) 2016.11.04
우리들의 좋은 젊은 날  (0) 2016.11.04
봄이 오는 소리  (0) 2016.11.04
그리운 아버지  (0) 201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