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그 때는 몰랐지요

문똥이 2025. 4. 19. 14:57

흔적 지운다고
지워지나요

지그재그 발걸음
지나온 발지취가
그대로  찍히는 걸

걸음 마다
흔적으로 남는 것

세월이 지나면
그 흔적
그리워 할 수도

그때는 몰랐죠
바람도 내 곁에
머물다 간 줄은






고요한 음악 속에서
눈을 감고 떠 있었지요
소리의 물결에 몸을 맡긴 채
어느 별빛 한 조각쯤 되는 듯이

그런데,
갑자기
가시 하나
왼쪽 엄지 손가락을 찔렀습니다

놀랐습니다
아팠습니다
피는 나지 않았지만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나 자신이
나를 찔렀다는 걸
그 순간 알았습니다

내 안에 숨은 가시
언제부터였을까요
어느 기억,
어느 말,
어느 외면 속에 자란 것일까요

이제는 음악보다
그 찌름이 더 또렷합니다
그리고 문득,
그 가시도 나의 일부였다는 걸
조용히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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