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똥이의 시

담쟁이

문똥이 2009. 9. 30. 17:09

 

      담쟁이
          - 김문자 -

      푸른 담쟁이 넝쿨로 뒤덮힌
      소설 속의 빨간 벽돌집
      그 안의 풍경을 그려보는 것은
      내겐 낭만 이었다

      88 올림픽 고속도로 지날 때
      방음벽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 넝쿨의 푸름은
      희망 그 자체였다

      깊어가는 가을 옛 교정
      낡은 건물을 뒤덮은
      담쟁이 잎사귀의 쇠락은
      인생 그 것이었다

      겨울아침
      뿌리까지 드러낸
      담쟁이의 발가벗은 모습
      그 것은 용기였다
      감출 것 없는
      당당함 이였다

      2009.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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