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없고
풍경도 흐리다.
그저
마음이
깊은 물 아래처럼 가라앉은 날.
바흐의 칸타타가
말 없이 다가와
내 안에 남은
작은 숨결을 안아준다.
아무도 모르는 내 슬픔을
그는 알고 있는 듯
천천히,
조용히,
나를 다시 붙든다.
언제나 그리운 시
어디선가 들려오면
문득 멈추게 되는 선율,
그 안에 내가 있고
그 안에 오래된 눈물도 있다.
바흐의 노래는
슬픔과 위로를 같이 안고
언제나
그리운 시처럼
가만히 내 안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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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슬픔
위로받고 싶어
음악을 켰는데
그 곡은
먼저 내 슬픔을 알아채고
가만히 곁에 앉았다.
바흐의 선율 따라
흘러나오는 따뜻함 속에
말 못 할 눈물이
조용히 스며든다.
그렇게
위로는 슬픔과 함께 오고
나는 다시,
견딜 수 있게 된다.